아주 오랜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교회 집사님들이 점심 한 끼 먹자고 하면
보리밥 집과 두부집을 가잖다. 그게 내겐 별로 반가운 소리가 아니었다.
육이오때 배가 고파서 먹던 음식인데, 그래서 질려 버려 먹기가 싫은데, 항상 그것
을 원한다. 할 수 없이 보리밥 집엘 가면 두부도있다. 그래도 보리밥 보단 두부
가 더 나아서 두부를 먹는다. 그러던 세월이 어언 한 삼십년 가까이 되니 내가 그 두부
를 좋아하게 됐다. 게다가 큰딸의 당 수치가 높다고 해서, 그 보리밥과 두부를
먹어야겠는데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런던 변두리에선 쉽게 사기가 어렵다. 생각다못해
인터넷에서 좀 배워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여주댁이란
분의 블로그를 들어가게 됐다. 컴퓨터도 제대로 못하지만 노력하면 될 것이란 생각
에 억지로 더듬어 들어가니 두부에 대한 글이 있었다. 소금과 식초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참 기뻤다.
딸이 과일 갈아 먹으라고 사 준 도깨비 방망이도 있고...
콩 삼백그람 버릴 생각을 하고, 거기서 말하는 대로 적어 실험을 시작했다. 성공! 뿌듯함에 벅찾다.
런던에 와서 간수도 없이 두부를 만들어 먹었다는게 행복했다. 그런데 하루는 아는 집사님이 북한에서
오신 한 할머니를 통역을 해주기위해 모시고 갔다가 우리집에 들렸는데, 그 분 남편이 당으로 고생하신다
고 했다. 난 자랑을 했다. 간수없이도 두부를 만들 수가 있어요. 할아버지께 두부를 만들어 들이세요.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했더니, 그분은 나보다 먼저 해드시고 계셨다. 이분은 바다물로 해드신다고 했다. 오히려
나를 데리고 가서 바다물까지 주셨다. 얼마나 감사한지. 그렇게 시작해서 자주 해먹게 되다보니, 이젠 그냥
재미로 한 주에 세번 정도는 해먹고 있나보다. 내 나라 음식을 이렇게 재미로 해먹다니, 해외에 사는 사람으
로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냥 재미로 즐기며 해먹는 두부를 나도 노력해서 인터넷에 올리고, 이 재미를
함께나눌 작정이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어떨지는 몰라도, 나이 칠십 넷에 인터넷을 이제 배워하겠다니...
조금은 쑥스럽지만 노력하면 될 것이다 믿고 이글을 시작으로 써보기로 했다. (한글은
혹시 받침법 같은게 틀릴 지는 몰라도 하고픈 생각에 그냥해보는 거랍니다.)
제 이름은 윤정희 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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